오후에 변두리 어느 집의 열린 문틈으로 작은 탄피가 떨어져 수족관에 있던 작은 물고기 두 마리가 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전용으로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 밤새도록 성당의 검은 관대 옆에는 촛불이 켜져 있었다. 관대 위, 관 속에는 은색 물고기 두 마리가 놓여 있었는데, 심연만큼이나 깊은 검은 상자 안에 놓여 있는 그것들을 보려면 한참은 몸을 숙여야 했다. 나중에는 영구차에 달린 말 여섯맘리가 별 힘들이지 않고 이따금씩 그것을 싣고 다녔다. 장례식 담당자는 도시의 공공선을 위해서 그들의 숭고하고 고귀한 발자국이 필요하다고 말들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때 마부가 말들의 콧구멍을 살짝 쳤고, 정작 효과를 발휘한 건 그거였다. 장례식에서 주교는 무덤 위에 서서 열의에 찬 설교를 했지만, 실수로 자기 장백의를 밟는 바람에 아래로 떨어졌다. 모두 집중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갑자기 사라진 걸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실수로 그에게 흙을 뿌렷다. 그는 결국 다시 끌어 올려졌고, 묘지기들은 사과를 해야 했다. 그는 정말 기분이 언짢았다. 하지만 그 장례식 이후에 적군에 대한 반감이 전반적으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포위된 도시의 연대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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