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악마가 될 때가 있다. 우리는.
내뱉은 말이 소리가 되어 나오는 순간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너무 늦게 깨닫는 순간이 있다. 부정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때로는 자신만의 작은 부끄러움으로, 때로는 평생의 후회가 되기도 한다.
어린아이의 순간의 선택으로인해 파멸해 버린 한 연인의 이야기가 있다. 내 손에 제우스의 번개가 들려 있음을 알게되면 그 짧은 순간 자신의 힘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 소녀는 그런 순진한 열정과 자만으로 자신의 생각을 현실에 덧씌우는 선택을 한다.
…도로와 신문 덕분에 세상에 비밀이란 남아 있지 않게 된 이 나라에서 그런 잔혹 행위가 비밀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까? 몰란드 양,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셨던 겁니까?
– 제인 오스틴 ‘노생거 수도원’중에서
나는 한가지 확신한다. 틀린 판단을 내리는 순간 그는 이미 알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행동을 만드는 내적 동기가 있었다고. 그렇기 때문에 그로 인한 책임은 온전한 그의 것이 된다. 우리 삶은 말 한마디에도 부서질 정도로 너무나 연약하고, 그 부서져버런 것은 다시 붙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다.
원칙적으로 용서란 글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처음으로 책을 읽으며 깊은 분노를 느끼며, 울고 웃게 만든 책.
속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