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빌려본 일러스트레이션 책. 책 느낌도 좋고, 글도 산뜻하다.

단순함은, 명백한 것을 빼고 의미있는 것을 더하는 것이다. – 존 마에다 ‘단순함의 법칙’

확실히 우리의 일은 즐겁고, 그래서 때로는 멈추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어떻게 멈추는지를 배워야 합니다.

웃음!

저의 경우 예술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은,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책이나 그림, 음악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어떻게 이 예술가가 나에 대해 이런 걸 알고 있을까?’하고 의아하게 여기는 때입니다. 작품이 놀랍도록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죠. 이것이 제가 예술가로서, 그리고 또한 예술의 소비자로서 좆는 스파크 입니다.

인상깊었던 그림들

Jon Mcnaught
Jonmcnaught.co.uk

Christoph Niemann
www.christophniemann.com

철학자와 늑대를 드디어 다 읽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재밌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린 책. 초반엔 늑대와 개의 차이점에서 부터 시작해서 늑대와 사람의 차이에 관한 내용으로 옮겨가는데 인간이 보면 기분 나쁠만한 내용이지만 꽤나 재밌었던 부분이었다. 인간이 뭐 그리 잘났냐 라는게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된 정서이다.

후반부에 저자의 경쾌했던 태도가 암울해지며 세상을 향한 비관으로 가득한 클라이막스로 흐르는데, 늑대 브레닌의 죽음과 알콜중독 상태에서의 저술때문이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늑대 한 마리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동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들지 않을까 싶다. 늑대란 개와는 달리 고상하고 멋있게 다가온다. 특히 저자가 묘사한 늑대와 함께 달리는 장면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늑대와 달려본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 나중에는 지구상의 인간이란 종족에 대해 고찰하게되며, 종국에는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거나 회의감에 빠져버릴수도 있어 위험하기도 한)는 읽어볼 만한 책인듯 싶다.

인상깊던 구절들을 옮겨본다…. 근데 꽤 많아졌다.​

p.63 왜 오로지 인간만이 수천 가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고, 다른 생명은 생물학적 유산에 속박되고 자연의 역사에 종속되어 살아야만 한다는 말인가? 이것이 인간의 오만함이 아닌 무엇이란 말인가?

p.90 큰 뇌는 집단생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다. 사회적 동물은 비사회적 동물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 한다. […] 바로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능이 필요한 것이다.

p.142 인간은 스스로 악의 가능성을 조작하는 동물일 것이다. […] 영장류의 속임수와 계략은 자신보다 강한 영장류를 자신보다 약하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 안의 영장류는 언제나 다른 영장류를 야화시킬 가능성을 모색하다. 그리고 항상 악을 행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p.163 신은 마음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상대의 입장에 서 볼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나지 못했기에 동정심이 없다. 신에 대한 가장 근접한 정의는 아마 반사회적 존재, 소시오패스 정도일 것이다.

p.167 홉스는 자신이 알고 있던 야생성, 즉 ‘자연상태’로부터 ‘문명상태’로의 전환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 계약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신의 자유를 어느 정도 제약받겠다는 뜻이다. […] 그것이 사회와 도덕성의 목적이며 존재의 근거이다.

p.170 계약의 범주에 포함되지 못하는 자는 문명의 범주에도 들지 못하며, 도덕의 범주에서도 벗어난다.

p.172 계약에서는 이미지가 전부이다. 계약 조건에 따른 희생을 하지 않고 보상을 얻을 수 있다면, 실제로 시간·노력·돈·안전을 희생하는 우둔한 상대방을 이용할 수 있다. 계약은 그 특성상 사기꾼에게 유리하다. […] 우리 영장류가 경멸하는 것은 어설픈 협장꾼들의 정교하지 못한 속임수일 뿐이며, 실제로는 속임수를 경멸하기는커녕 흥모한다.(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p.177 브레닌은 도덕적 수동자Moral patient이지 도덕적 행위자Moral agent가 아니었다. 브레닌은 자신이 한 행동이 뭔지 몰랐고, 그래서 잘못했다는 생각도 없었다.

p.179 롤스는 자신이 누구인지, 사회 구성의 가치를 어디에 둘지에 대한 정보를 모두 배제할 것을 주장했다. […] 나는 계약을 진정으로 공정하게 만들고 싶다면 인간이라는 사실과 이성조차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183 계약은 영장류가 서로의 관계를 통제하기 위해 개발한 장치라고 나는 생각한다.

p.185 너는 나를 보완해 주는가? 너와 있을 때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이고 잃는 것이 무엇인가? […] 계산이야말로 계약의 본질이자 영장류의 본질이다.

p.205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주장은 어떤 정부에게나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p.206 삶의 질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달려 있는 것이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물 중독자가 아니다. 그러나 행복 중독자이다. 행복 중독자는 약물 중독자처럼 실질적인 도움을 주거나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는 것을 끊임없이 갈망한다.

p.207 스텔라 맥주를 진탕 마시고 인사불성이 되는 즐거움은, 이제 품질 좋은 라투르 와인 한두 잔을 음미하며 느끼는 미묘한 전율로 격상된다.

p. 208 행복이 무엇이든 그엇은 감정이다. 영원토록, 부질없이, 감정을 추구하는 존재. 그것이 인간의 정의이다. 다른 동물은 감정을 좇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감정에 그토록 집착한다.

p. 218 내가 잘하는 것을 할 때, 그리고 동시에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때 생겨났다. 이 기쁨은 말하자면 앎의 기쁨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p. 282 우리는 턱관절로 팽오쇼콜라를 씹고 있을 때 시간이라는 선위에 줄줄이 이어진 수많은 팽오쇼콜라들로 구성된 무수한 점들을 연상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라는 선의 앞뒤로 말이다. 우리는 그 순간 자체만을 즐길 수 없다. 우리 인간에게는 절대로 그 순간만의 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순간은 끊임없이 앞으로 뒤로 유예되어 버리고 현재는 과거에 대한 기억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에게 현재는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현재의 순간은 유예되어 시간 속에 퍼져 있다. 순간은 비현실적이다. 순간은 항상 우리들을 피해 달아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 삶의 의미는 절대로 순간에 있을 수 없다. […] 인간에게 순간만으로 완전한 그런 순간이란 없다. 인간의 모든 순간들은 불순물이 첨가되어 있다. 과거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기대로 순간들은 혼탁해져 있다.

p.303 늑대는 매 순간을 그 자체의 보람으로 받아들인다. 바로 이 부분이 우리 영장류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인간에게 매 순간은 끝없이 유예된다.

p. 318 영장류는 자신이 소유한 것을 기준으로 자신이 평가한다. 하지만 늑대에게 중요한 것은 소유의 사실이나 소유의 정도가 아니다. 늑대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종류의 늑대가 되느냐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촉각은 단순히 접촉자극을 수동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형태를 능동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변화하는 자극의 총체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명백히, 우리의 뇌는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감각인상들에게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의 물리적 구성에 조응하는 불변의 구조를 걸러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윌리엄 깁슨

어떤책에서 밑줄친 건지 잘 기억이 나진 않는다. 아마도 매드 사이언스 북이 아니었을라나. 요는 이렇다. 우리는 눈을 감고 손가락만으로 어떤 물건을 만질때 단지 그 느낌만을 받아들인다고 생각하기 쉽다. 거칠다, 차갑다, 뜨겁다, 미끌거리다. 하지만 우리는 단지 그런 정보를 수동적으로 전달할 뿐만이 아니라 촉각을 통해 대상을 유추해낸다. 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총체적인 흐름’이 되어 우리가 눈을 감고도 아이의 손인지, 할머니의 손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는 머리속에서 비교와 추리를 통해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에 번쩍 하고 알게 해 준다.

그렇다. ‘변화하는 감각인상들에게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의 물리적 구조를 걸러내는 능력’바로 그것이다. 라고 무릎을 치며 적어놓지 않았으려나.

자기개발서의 탈을 쓴 박경철 만의 청춘들에게 전하는 조언.
제목은 딱 너무 세속적이고 스펙지향적이지만, 내용은 너무너무 맘에든다. 전략이라면 전략이겠지만, 이런 방법을 취해야 이 책을 꼭 읽어야할 그들에게 어필이 되기 때문이겠지. 그것 또한 슬픈 현실이다. 방황하는 청춘에게 강추.

p.77
진짜 고독은 타인과는 늘 함께 하면서 참 나가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데서 오는 것이고, 이것을 가리켜 우울이라고 부른다.
공자는 속성만은 강조했다. ‘다움’이란 실존과 대립되는 가장 극적인 대비다. 당신 역시 그렇게 자신을 단련하고 담금질하고 있을 것이다. 또 그래야 한다. 우리가 태어난 것이 의도한 것이 아니듯 삶을 의도대로 살 수만은 없다. 또 원하건 원하지 않건 죽음이 기다린다.

p.91
우리가 인생에서 의미있는 발자국을 남기고자 한다면, 반드시 20대를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30대에는 내가 가진 마지막 한방울의 열정까지 모두 토해내며 거침없이 달려야 하는 것이다. 20대의 방황은 30대의 회한을 불러올 뿐, 에너지가 될 수 없다.

p.157
극정적 애티튜드를 만드는 출발은 내일부터 무엇인가를 하겠다가 아니라 내일부터 무엇을 하지 않겠다가 먼저인 셈이다. 즉 나의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것은 버리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p.160
혁명가의 삶은 늘 진취적이고 의욕이 넘치지만 안주하는 사람의 삶은 늘 회의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혁명가로 살아야 하고 이런 혁명가의 삶만이 자기가 주인인 삶인 것이다.

p.162
모두가 평균에 서면 진보는 없다. 예술에서 새로운 사조는 누군가가 당대의 경향을 깨고 나옴으로써 탄생하고, 과학은 기존의 원리를 부정하고 새로운 법칙을 찾으려는 도전의 결과로 발전한다.

사회학자들은 지난 20만 년간의 인류문명 발전이 그동안 이 땅에 살아온 모든 인류의 노력의 결과라고 말한다. 이것은 모든 인류에 경의를 표하는 우아한 시각이지만 진실은 아니다. 지금까지 ‘문명’과 문화의 발달은 0.1퍼센트의 창의적 인간이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꿈꾸지 않는 것을 꿈꾸며, 모두가 보지 못하는 어두운 곳에 깃발을 꽂고 이곳이 젖과 꿀이 흐르는 새로운 땅이라고 외치면, 0.9퍼센트의 안목있는 인간만이 그것을 알아보고 그들과 협력하고 후원하며 새로운 문명을 건설한 결과다. 나머지 99퍼센트는 이 1퍼센트가 모든 것의 기초를 닦고, 새로운 계단을 놓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그 위에 올라와 세상 참 많이 달라졌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또 다시 그곳에 안주한다.

p.205
내가 안락하고 고민이 없고 아무런 걸림 없이 편안하다는 것은 이미 내리막이 시작되었거나 혹은 안주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인 셈이다.

p.210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스스로 늘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나가는 것. 즉 상황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independence on situation)이다.

p.214
‘시간이 없다’는 말은 위선이다. 시간은 늘 충분하다. 단지 우리가 무엇인가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도전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p.216
기업들의 이런 문어발식 확장이 소수 대주주 일가의 부를 늘리고 상속세와 증여세를 면달하는 도구로 활용되면서 자본의 탐욕은 제동은 커녕 점점 강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이라는 이름의 괴물은 그것을 정당화하고, 기업은 이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하지만 기업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목적은 스스로 속한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사회에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사회의 중심이 되는것이다.

청녕은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삶이 이미 많은 사람이 줄지어 가고 있는 끝에 서서 그들과의 경정에 몰두하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그 길 위해서 자유롭게 자신의 뜻을 펼치는 사회의 중심으로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남이 가는 길을 따라가면 종속되지만 남이 가지 않는 길은 험난하다. 당신은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그 답은 당신의 안목이 아니라 그 안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준비를 얼마나 충실히 해왔는가에 달려 있다.

p.221
우리는 늘 과거에 사로잡혀 있거나 미래에 대한 망상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늘 지금이다. 지금은 순식간에 과거가 된다.

p.259
(시간계획을) 비중에 따라 비율로 나눈다면 훨씬 쉽게 시간을 관리할 수 있다.

p.260
결국 시간활용은 계획이 아니라 금기를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p.269
창의성-문제가 여기 있으면 답도 여기 있다.

p.294
독서의 원칙
1. 좋은 책을 읽는 것보다 나쁜 책을 읽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2. 읽기에 조금 버겁고 힘든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3. 반대 논리를 주장하는 책도 함께 읽도록 노력한다.
5.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 후의 사유다.

p.304
(글을 쓸 때는)반드시 기승전결의 얼개를 미리 머릿속에 그리고 시작해야 한다. 글을 쓰기 전에 ‘시선’을 먼저 가다듬는 것이다.
글을 쓰는 연습으로 가장 좋은 것은 좋은 글이 아닌 잘 씌여진 글을 필사하는 것이다. 글쓰기 영감에서 중요한 것은 문장을 다루는 능력이지 작가의 영감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순서는 개작이다. 특히 불필요한 문장이나 단어를 삭제하고 글을 축약시키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p.333
우리 모두는 문제를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다. 이것은 마자가 졀벽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당장은 떨어지지 않을 테니 말을 멈추거나 방향을 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사고방식이다.

p.335
현실에 분노하고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청년들 스스로 자신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다만 분노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공분(公憤)이어야 한다.

p.340
공동체의식이 약한 지금은 서로 각자의 페르소나를 앞세울 뿐 진면목으로 상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상대가 나에게 위로보다는 상처를 줄 거라고 생각하며 두려워하게 된다.

p.391
정의관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재차 받는다면 ‘전제에 충신한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유형이건 무형이건 모든 존재에는 존재이유가 있고, 그것이 바로 전제이며, 전제에 충실하면 그 자체로 균형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전제는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하고, 사회에 고용과 투자의 기회를 제공하며 함께 이익을 나누는 것이다.

p.398
하필 행운의 여신이 나만 피해갈 리 없고, 하필 불행의 여신이 내 발목만 잡을 리도 없다. 인생은 정직한 것이다. 묵묵히 걸어가라. 결과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 – 조나레러 지음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 – 베르너 지퍼, 크리스티안 베버 지음
밤의 피크닉 – 온다 리쿠
안녕, 방랑이여 – 츠지 히토나리
정자에서 온 남자, 난자에서 온 여자 – 조 쿼크

1, 2월에도 도서관에서 10권정도는 빌려본것 같은데, 정작 본것은 두세권 되는지 모르겠다.
신나서 빌리고선 읽지않는 습관이 들어버린것 같아서 이번학기부터는 각설하고 열심히 읽고있는 중이다.

밤의피크닉은 예전에 평을 보고 한번 꼭 보고싶었던 책이고, 안녕 방랑이여는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츠지 히토나리의 부분을 참 좋게 읽었기 때문에 골랐다. 정자에서 온 남자, 난자에서 온 여자는 우리에게 알려진 남자와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생물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아직 읽지 못했다.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는 처음에 읽었는데 이 책은 “여덞 명의 작가와 화가, 요리사가 발견한 인간 두뇌의 비밀”이란 부제를 가지고 있다. 뇌의 비밀을 조지 엘리엇, 프루스트, 폴 세잔, 버지니아 울프 등등의 작가나 예술가와 결부시켜 설명을 하고 있는 책이다. 그런 소개로 보자면 굉장히 매력적인 책인데 쉽게 읽히지 않는다. 좀 지나치게 추상적이란 느낌이다. 당연하다는 듯이 설명하지만 머리속에 들어가지는 않는. 번역이 이상한걸까 내가 이해를 못한걸까 하는 의문이 끝없이 든다.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는 이와 정 반대의 책이라고 할수 있다. 책 디자인으로 보자면 정말 재미없게 생겼지만,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FOCUS지의 과학 저널리스트 두명이 집필한 책인데 주제는 바로 ‘나’ 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로 시작한 질문은, 정신의학자, 심리학자, 사회학자, 민속학자, 철학자, 신경학자들의 실험과 연구 결과를 폭넓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소개한다.

이른바 자아에 관련한 종합 실용서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금방 읽을수는 없겠지만 부분 하나하나가 재미있다. 괜찮은 부분을 표시하려고 했더니, 한번 읽고나니까 부분이 너무 많아서 한권 사야할것같은 생각이 든다.

내용을 보자면, 정신의학적 실험으로 보여주는 “깨지기 쉬운 자아”, 그리고 인류가 사고를 어떻게 시작했는가, 아기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요람 속의 과학자”, 인간이 성격을 만드는 방법, 유행과 음악, 사회적 정체성, 기억의 오작동, 이성과 감정 자유를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 자의식을 찾는 신경학자들, 이 뒤에 읽어보지 못한 아주 재밌어보이는 부분들이 많다.  특히 기억에 관한 새로운 인식과 사회적 현상의 과학적 실험으로의 증명이 재미있었고, 정말 좋았던 부분은 단지 현상 실험의 결과로서의 소개가 아닌 이에 관한 철학과 사유 이론들을 결합시켜 종합적인 설명으로 (장르가 불분명하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일지 몰라도) “나”에 관한 학문을 집대성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한 그 모든 학문이 이 한권의 책에서 하나의 점으로 교차하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중에도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에 등장한 프루스트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그 책에서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게 나와있었다. 한 책의 내용을 다른책에서 이해하다니…
일단 완독을 하고 다시한번 읽은다음에 책의 내용을 정리해서 올려보고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냥 YES24링크를 걸지도 모르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