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감정은 두 사람이 자유를 가진 것에 비례해 커지는 법이다. 사랑이 최고의 기쁨으로 다가오는 순간은 언제인가? 언제든지 나를 떠날 자유를 가지고 있음에도 상대방이 내 곁에 머무는 순간일 것이다. 반면 상대방이 여러 이유로 나를 떠날 수 없게 되었을 때, 놀랍게도 사랑이 수반하는 설렘과 기쁨은 급속도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상대방이 나를 떠날 수 없다고 판단할 때, 우리는 더는 상대방의 속내를 읽거나 그에게 기쁨을 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잊지 말자. 사랑의 열정과 기쁨은 오직 상대방이 언제든지 나를 떠날 수 있는 자유를 가질 때에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금 설레는 마음으로 결혼식 날짜를 기다리는 연인들은 사랑에 대해 더 깊게 숙고해야만 한다. 축복받은 결혼식이 두 사람의 자유를 제약하고 마침내 사랑의 열정을 싸늘하게 식혀버리는 저주의 시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신주의 철학으로 세상읽기]<24>사랑과 결혼 사이 中

이혼 전문 철학자 강신주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