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잠자리2
GX-1 + PENTAX M28/3.5

23:30
여느 때 처럼, 자기전 누워 밤하늘 베텔기우스 항성을 찾다가
잠자리를 발견
밤 새도록 내 머리위 방충만 한 가운데에 조용히
매달려 있었다.

시스템을 벗어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지난 토요일 파주에 있는 활판공방에 가서 명함을 만들었다. DTP가 나오기 이전의 인쇄시스템이었던 활자를 조합해 한지에 눌러 찍는 방식으로 명함을 만들어보았다.

내 작고 사소한 이야기들이
아쿠도 모르게
조용히 이곳에 쌓여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녀는 밖이 환해질 때까지, 우리가 잿빛으로 퍼지는 아침 햇살에 눈을 찡그리며 술집을 나설 때까지 내 옆에 있었다. 나는 그녀를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주고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버스에 오르는 그녀는 몸이 떨리는 것 같았고 슬픈 표정이 비쳤다. 나는 잠시 손을 흔든 다음 발걸음을 옮겼고, 생각은 이미 그림에 가 있었다.

그때는 행복했지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는 항상 미화되기 쉽고, 기억은 아름답게 덧칠되는 것이겠지. 어쩌면 그 밤들은 그저 춥기만 했고, 시니컬하게 말하자면 그저 유쾌한 시간일 뿐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그 밤들이 내게 아주 소중했음이, 그리고 이제는 잃어버렸음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소냐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그건 밀고 당기는 게임이었고, 나는 규칙을 알고 있었다. 나는 일주일을 기다렸고, 그러고 나서 그녀에게 전화를 했는데, 당연히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는 그녀에게 편지를 썼고, 두 장, 세 장, 시답잖은 얘기들과 희망 없는 사과였다. 그녀는 당연히 답장하지 않았다. 나는 침착했고 게임의 규칙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에게 시간을 주자.’라고 생각했다.

가끔 길을 가다가 누군가 내 뒤를 바짝 따라붙어 걷는다는 느낌이 들 때, 뒤를 돌아보지만 거기엔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 미묘한 떨림은 남아 있다.

<소냐>
여름 별장, 그 후 / 유디트 헤르만

고마츠 사쿄의 ‘끝없는 시간의 흐름 끝에서’라는 SF소설을 읽던 중에, 일본의 석조물이 나오길래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더니 생각보다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나라에 있는 아스카 역사공원에 석조물이 많은데 다음과 같은 용도를 알수 없는 거대 석조물이 있다.

귀신 도마(鬼の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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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도마는 긴메이천황릉의(鉄明天皇陵) 동쪽 작은 언덕의 경사면에 있는  귀신 변소(鬼の雪隠)와 길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마주보고 있습니다.
길이는 약 4m, 폭은 약 1m인 거대한 화강암으로 고분의 마룻돌이었다고 여겨집니다.

귀신 변소(鬼の雪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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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변소는 긴메이천황릉(鉄明天皇陵) 동쪽 작은 언덕의 경사면에 있는귀신 도마(鬼の俎)길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마주보고 있습니다.
원래는 고분의 석실의 일부분이었으나 고분이 무너져 현재의 모습이 남았다고 합니다.
※변소은 고대 일본어로 화장실을 의미합니다.

주선석(酒船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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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바위의 표면에 이상한 조각이 새겨진 거대한 화강암.
술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는 전설에서 이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부근에는 홈이 있는 바위 조각과 나무로 된 그릇도 볼 수 있으며 물과 관련된 시설이라는 추측도 있습니다.

마스다노이와부네(益田岩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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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면의 정사각형 구멍이 2개가 뚫려 있는 화강암의 거석입니다.마스다이케의 석비를 얹은 곳, 천체관측을 하는 도구, 능묘의 석실재였다는 등의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정확한 용도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라고 아스카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전하고 있다. 이중에 주선석은 신라의 포석정이 생각나서 그다지 신기하진 않지만, 귀신변소와 귀신도마는 모양도 특이하고 용도를 짐작할수 없는데 반해 너무 거대하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스다노이와부네는 정사각형 구멍이라는 것도 특이하고, 어떻게 이런걸 깎았을지 신기할 따름이다. 끌과 정만으로 정사각형을?

해야할건 많은데 딴짓에 열중하고 있네.
암튼 고대의 거석문화는 정말 신기한것들이 많은것 같다. 나중에 한번 책 찾아봐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