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17분
베레타 Px4 콤팩트 권총은 핸드폰보다 약간 더 크다. 무게는 약 700그램이며 한 번 장전하면 열 발을 발사할 수 있다. 작고 가벼워서 호주머니에 넣어도 별 표시가 나지 않는 이 소구경 권총은 엄청난 장점이 있다. 총알이 희생자의 몸을 깨끗이 관통하는 게 아니라 몸에 박힌 후에 이리저리 요동쳐 뼈에 충격을 가하며 내부 장기들을 파열시켜버린다. 물론 소구경이기 때문에 총에 맞아도 생존할 가능성은 높다. 동맥 손상을 피한 피격자가 반격을 가해 저격자를 제압한 사례도 수없이 많았다.
– 파울로 코엘료 ‘승자는 혼자다’

눈길을 사로잡은 첫문장

영준이 덕분에 생천 처음 보게 된 교향악 공연.
다행히 이름을 알고있던 첼리스트 송영훈과 울산시향의 협연.

사진을 찍었다면 딱 저모습

졸고 말거라던 예상과는 달리 처음 듣는 교향곡은 신선하고 재밌더라.
음 뭐랄까 생각보다 치밀하고, 작은 부분 부분이 모여서 하나의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보이는 느낌도 들고.
막상 들으니 생각보다 괜찮네. 자주 들어봐야지. 했던 초반의 엘가.
인터미션 후의 첼리스트가 빠진 말러에, 결국 둘다 도망쳐나왔다.
절대 공감가지 않아 이런 주제!!!
클래식을 싫어했던 이유를 깨달아 버렸지만,
그래도 나중에 언젠가 드뷔시의 판화를 들으러 오리라.
콘서트홀을 뒤로하고, 제법 도수오른 아이리쉬 커피로 마무리한 하루.
밤은 아직 겨울냄새가 난다.

일본의 디자이너 나가오카 겐메이가 쓴 “디자인 하지않는 디자이너”를 읽고 있었다.

그렇다. (과거의 디자이너는)디자인의 완성까지 모든 것이 분업이었다. 밖의 서비스를 받지 않으면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곳이 휴일이라든지 영업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일을 진행시킬 수가 없었다.
(중략)
지금은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는 프린터를 통해 눈 깜박할 사이에 해결이 된다. 아마도 옛날에는 1주일 정도는 걸려야 가능한 일을, 지금의 디자이너는 하루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야근도 없다.


!!
두둥

아닙니다.
나이데스 겐메이상
그게 그렇지 않더라구요

드디어
수일 나누어 읽던 1Q84의 후반부를 단숨에 독파. 다 읽어버렸다.
두 개의 달과, 길랴크 인들.
다른 세계.
리틀 피플.
오랜만에 종이위에 인쇄된 글씨가 참 마음에 든다.

퇴근길에
시이나 링고의 기브스가 생각났다
갑자기.

そばにいて もっともっともっと
また4月がきたよ

잔인한 달이 왔다

음악을 몇 년째 듣지 못하고 있었다.
음악맹이 된 느낌이랄까. 그 전엔 아무 노래나 틀어도 그저 좋았던 음악들이
더 이상 나에게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했다.
3년, 4년이었나. 줄창 라디오만 들었다.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음악은 귀찮고 빨리 지나가길 바랬다.
유희열의 라디오도 그때 비로소 좋아하게 되고,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에 매료되었지.
거참 왜그럴까 하는 사이에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가 며칠전 나에게 찾아왔다. 그 느낌들이.
거짓말 같던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에. 거짓말 처럼
신기하네 이거 참. 과학적으로 말이되는건가
이제 노래가 다시 들리기 시작하고. 나를 감싸안아 주는 것이 느껴진다.
몇년간 라디오를 듣다가 괜찮은 노래에 그때 그때 메모해 두었던 61곡의 노래들.
이제 드디어 들을 수 있겠구나.

첫 노래.
gatekeeper

좋다 이런거 하고싶다.

마음에 든다

” 디자인은 처음부터 예술이 아닌 기능을 극대화시키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디자인을 사용하고 활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기능성을 주어야 한다. 사용함에 있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 덧입혀진 장식 정도가 아니라 인간의 모든 활동을 편리하게 도와주는 필수적인 기능으로서의 디자인.
디자인을 할 때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면 접근의 태도가 달라지고, 목적 역시 사람의 편리성에 최적화되는 것을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디자인은 차별화된다. 그러나 오랜 시간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대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 2,3학년이 되어도 디자인을 장식 개념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디자인은 뭔가 아름답게 꾸미는 것, 장식품, 보다 더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수 책임이다. “

” 이 정도의 안일한 인식을 가지고 회사에 취업하면 그 정도의 대화밖에 안 될 것이고, 자기가 한 디자인에 논리가 형성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태도에서 자신의 디자인을 설명하면 설득하기는커녕 설득당할 수밖에 없다. 반면 디자인에 대한 논리와 인문·사회학적 지식이 풍부하다면 인정받을 것이다. 디자인기획, 디자인경영 등 디자이너여서 더욱 잘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 디자이너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레이아웃만 잘 하고 이미지만 잘 다루면 된다고. 사실은 디자이너들이 콘텐츠에 대한 남다른 이해를 가져야 하는데, 콘텐츠는 다른 기획자가 만드는 것이고, 디자이너들은 이미지만 잘 다루면 된다고 오판하고 있다. 이미지는 텍스트로, 텍스트는 이미지로 이해하며 그림과 글줄이 조화를 이루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에게서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경쟁력이고. “

” 중요한 것은, 수익적인 면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자존심과 명분이 훼손당하지 않으면서 수익이 창출되는 것이다. “

의지의 진중함
석금호 / 산돌 커뮤니케이션 대표
g:colon 2011.1

지나간 지콜론 잡지를 읽다가. 너무나 공감이 가는 글을 읽게 되서 정성스럽게 옮겨본다. 어렴풋이 내가 디자인에 품고있던, 그러나 선뜻 누구에게 말할만하지 못했던 사유들을 강한 어조로 말해주신 분은 산돌 커뮤니케이션 대표 석금호 님. 디자인을 좋아하고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고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