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펜 컴플렉스의 ‘촉촉’을 듣다보면 이런 가사가 나온다.

장난처럼
우리둘이 사귈까

요조가 부른 버전에서는 꼭 ‘장남처럼’으로 들려 그때마다 고민에 빠지고 만다.

장남처럼 사귀자고 말하는건 어떤 걸까.
난 차남인데

손은 바삐 움직여 어딘가를 잡아 뗀다
각질, 딱지들.
가만 보면 사람은 저도 모르게 제몸같지 않으면 떼어내려 한다
긁고 만지거나 잡아당겨보고
감각이 느껴지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겠거니
안그랬다면 많이 아플테니까
생 이를 뽑을 때처럼

잠에서 깬다 새벽 다섯 시
샛별이 그날처럼 바삐 빛난다
멀지 않은 밤이었구나
차오른 달이 한숨을 내쉰다

1. 조덕배 – 그대 내맘에 들어오면은
2. 피터팬 컴플렉스 – 촉촉 (Feat. 요조)
3. 피터팬 컴플렉스 – 촉촉 (feat. 전지한)
4. 2001: A Space Odyssey OST – Strauss
5. Munich Soundtrack OST – End Credits
6. 혁오 – Gondry
7. 이병우 – 어머니
8. David Bowie – Starman

몇개의 단편들이 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대체로 불행하고 문제가 있다. 부부사이, 혹은 음주, 사랑, 죽음까지. 등장할 때부터 문제를 이미 가지고 있거나 아니라면 곧 맞닥뜨린다.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인생은 그런 법이려니 하는 듯한 어조로 담담하게, 독자의 머리속으로 인물의 어두운 표정들이 드리워진다.

단편의 특성상 이야기가 금방 끊기고, 다시 몰입하기 쉽지 않다. 간신히 몰입을 해서 읽다보면 금방 페이지의 끝이 보인다.

그의 마법은 그곳에서 시작된다. 아무런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부유하는 듯한 느린 체연함 속에서, 어떤 한 눈 깜짝할만한 찰라에 뭐라 설명하기 힘든 그 무언가가 번득인다. 아주 잠깐, 속박과 시련의 굴레에서 그 모든 것을 초월하는 놀라운 한순간이 그림자를 비춘다. 구원, 아니면 은총일까. 누구에게나 주어진 작은 선물일까. 눈치채지 못하게 찌뿌린 얼굴로 소설을 읽어 내려간 독자만이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순간을 차곡차곡 숨겨놓았다.

"이 냄새를 맡아보시오" 검은 빵 덩어리를 잘라내면서 빵집 주인이 말했다. "뜯어먹긴 힘든 빵이지만, 맛은 풍부하다오." 빵 냄새를 맡은 그들에게 그가 맛을 보게 했다. 당밀과 거칠게 빻은 곡식 맛이 났다. 그들은 그에게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더이상 먹지 못할 정도로 먹었다. 그들은 검은 빵을 삼켰다. 그건 형광등 불빛 아래로 들어오는 햇살 같았다. 그들은 새벽이 될 때까지, 창으로 희미한 햇살이 높게 비칠 때까지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Smell this," the baker said, breaking open a dark loaf. "It’s a heavy bread, but rich." They smelled it, then he had them taste it. It had the taste of molasses and coarse grains. They listened to him. They ate what they could. They swallowed the dark bread. It was like daylight under the fluorescent trays of light. They talked on into the early morning, the high, pale cast of light in the windows, and they did not think of leaving.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A Small, Good Thing" p.142

…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 앞으로는 두 사람이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각자 상대방 없이 할 수 밖에 없다는 그 사실이 그 순간 그 무엇보다도 슬픈 일처럼 그에게 느껴졌다.
… 웹스터 부인은 칼라일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바로 그때, 그가 창가에 서 있을 때, 그는 뭔가가 완전히 떠나갔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일린과 관계된, 이전의 삶과 관계된 그 뭔가가.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든 적이 있었던가? 물론 그랬을 것이다. 그랬다는 것을 안다. 비록 지금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하지만 그는 이제 모든게 끝났다는 걸 이해했고 그녀를 보낼 수 있다고 느꼈다. 그는 자신이 함께한 인생이 자신이 말한 그대로 이뤄졌다는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그 인생은 이제 지나가고 있었다. 그 지나침은 – 비론 그게 불가능하게 보였고 그가 맞서 싸우기까지 했지만 – 이제 그의 일부가 됐다. 그가 거쳐온 지난 인생의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열 "Fever" p.283

…"멈추지 마. 그려." 말했다.
그래서 나는 계속했다. 내 손이 종이 위를 움직이는 동안 그의 손가락이 내 손가락에 딱 붙어 있었다. 살아오는 동안, 내 인생에 그런 일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때 그가 말했다. "이제 된 것 같은데. 다 그린 것 같아." 그는 말했다. "한번 보게나. 어떤게 생각하나?"
하지만 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 조금만 더 계속 그렇게 있어야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어때?" 그가 말했다. "보고 있나?"
나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우리집 안에 있었다. 그건 분명했다. 하지만 내가 어디 안에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이거 진짜 대단하군요." 나는 말했다.
“Keep them that way,” he said. He said, “Don’t stop now. Draw.” So we kept on with it. His fingers rode my fingers as my hand went over the paper. It was like nothing else in my life up to now.
Then he said, “I think that’s it. I think you got it,” he said. “Take a look. What do you think?”
But I had my eyes closed. I thought I’d keep them that way for a little longer. I thought it was something I ought to do.
“Well?” he said. “Are you looking?”
My ey es were still closed. I was in my house. I knew that. But I didn’t feel like I was inside anything.
“It’s really something,” I said.
대성당 "The Cathedral" p.352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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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화된 지구와 전뇌화된 시민들, 메모리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모든 감각을 초월하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

재밌게 본 애니메이션. 메카닉과 전투씬도 훌륭하고 결말도 훈훈했다. 카우보이 비밥같은 나태한 여유로움이 느껴지기도 했고. 다만 다같이 우주탐험을 선택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긴 하네. 우주탐사가 좀더 강조되었어도 좋았을텐데. 그리고 여주인공의 의상은 정말 그게 최선이었나. 개연성이나 내용과 상관없이 보는이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의상이라는게 시종일관 거슬리긴 했다.

1-잠자리2
GX-1 + PENTAX M28/3.5

23:30
여느 때 처럼, 자기전 누워 밤하늘 베텔기우스 항성을 찾다가
잠자리를 발견
밤 새도록 내 머리위 방충만 한 가운데에 조용히
매달려 있었다.